초보 팀장으로 살아남기
야망 넘치던 주니어 시절부터 리더십은 나의 주된 관심사였다. 못미더운 팀장님을 보며 언젠가 내가 팀장이 된다면 정말 잘해내고 싶었다. 어떻게 팀을 운영해나갈지 그럴싸한 계획을 그리며 꿈에 부풀기도 했다. 팀장 6개월차인 현재, 이상과 다른 현실에 다양하게 쳐맞으며 팀장님들의 고난을 이제서야 가슴 깊이 이해하게 됐다. 아직 가야할 길이 멀지만 초보 팀장으로 그동안 뼈저리게 배운 점 3가지가 있다.
1. 얼라인먼트
팀장은 팀을 대표로 CEO 및 경영진과 커뮤니케이션해야 하는 자리다. 팀으로 지향할 목표와 이니셔티브를 얼라인하는 것이 정말 정말 중요하고, 이게 얼라인 되지 않은 상태에서 실행한 모든 것은 제대로 된 성과로 인정받지 못한다. 한번의 얼라인으로 충분치 않은 것도 포인트. 경영 상황이 지속 변하기 때문에 그에 맞춰 매번 서로의 생각을 맞춰나가야 하는 고단함이 수반된다.
2. 정무 감각
정무 감각은 특히 타팀과의 협업에서 필수적이다. 협업하다보면 이해관계가 다르기 때문에 이래저래 갈등이 생길수도 있고, 서로 업무 책임을 전가하는 등 다양한 양상이 나타난다. 이때 어떻게 현명히 대처하는가가 팀의 평판을 만든다. 평판은 생각보다 중요한데, 이것에 둔할수록 팀 자체가 조직에서 고립되기도 한다. 고립은 기회의 박탈이고, 기회가 박탈되면 성과를 창출할 수 없다. 그렇다고 호구처럼 양보만 하는 것도 현명한 처사는 아니다. 양보할 건 양보하고, 지킬 건 지키는 정무적 판단이 팀의 평판을 유지하고 건강한 협업을 하는 바탕이 된다.
3. 팀원 동기 부여 & 피드백
압박 속에서 어떻게든 성과를 만들어내야 하는 상황. 객관적으로 봤을 때 업무량이 절대적으로 많은 것은 아니지만 팀원이 느끼는 심리적 부담감이 클 때가 있다. 이때는 일방적으로 당위를 설득하기 보다는 팀의 목표를 인지시키며 상황에 대한 공감을 유도하고, 팀장으로서는 최대한 업무 서포트를 해주며 심적 부담감을 덜어줘야 한다. 페이스메이커처럼 같이 고민해주며 달리고 있다는 느낌을 줘야 한다. 한편, 업무를 통해 팀원이 잘 성장하고 있는지를 세심하게 관찰하면서 적절한 피드백을 잘 주는 것도 중요하다. 스스로 주도권을 가지며 일을 해나갈 수 있게 마이크로매니징은 최소화할수록 좋지만, 그 최소화를 위해서는 초기 업무 방향성을 잘 얼라인해야 한다. 방향성에 맞지 않는 작업물이 나오면 그때부터 고난이 시작된다.
맞으면서 맷집이 생기는 건 좋다. 하지만 맷집을 키우더라도 고통을 최소화하면서 키우고 싶은게 인지상정. 일 잘하고 따뜻한 팀장이 되자는 그럴싸한 목표를 가지고, 현실에 강타당하길 반복하는 요즘이다. 스스로의 부족함에 매번 몸서리치지만, 미래의 어느 시점엔 단단한 멘탈과 실력으로 훌쩍 성장해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