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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똑같은 클래스, 다른 질감

주말은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온전히 나에게 집중하는 시간이다. 주말에 꼭 하는 일 중 하나가 바로 댄스 클래스에 참여하는 것. 회비를 내고, 수업 장소로 이동해서 수업을 들으면 된다. 수업의 퀄리티는 천차만별인데, 선생님이 매주 랜덤으로 배정되기 때문이다. 티칭이 능숙한 분도 있고, 그렇지 않은 분도 있다.

 

여느 때처럼 큰 기대 없이 갔던 어느날, 실력은 물론 티칭 애티튜드가 너무 좋은 쌤을 알게 됐다. 진정성 있게 클래스를 이끌어가는 게 보였다. 수업이 끝나자마자 쌤에게 마구 질문세례를 퍼부었다. 비보이로 시작해 힙합을 베이스로 코레오 등 다양한 장르까지 모두 소화하면서 춤을 밀도 있게 해오신 것도 좋았다. 매주 와줬으면 하는데, 랜덤 배정되는 이 커뮤니티의 특성상 언제 다시 보게 될지 몰랐다. 

 

쌤의 연락처를 따내고, 그날 바로 연락했다. 개인 레슨을 받고 싶다고. 가격이 살짝 부담되는 수준이어서, 고민을 하다가 사람들을 모아오겠다고 했다. 그리고 2시간 만에 5명을 모집완료. 그주 주말에 대관까지 스피디하게 완료했다. 오랜만에 살짝 기대가 됐다. 똑같은 댄스 클래스일텐데, 이거는 뭔가 느낌이 달랐다. 내가 주최한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댄스 실력을 키우는 것에 관심이 많은 지인들만 집중 공략해 이 클래스를 왜 들어야 하는지 가치를 설득했고 쌤과는 네고를 통해서 1인당 레슨비를 최대한 낮췄다. 구성원들에 대한 정보를 바탕으로 레슨에 대한 구체적인 방향성도 잡아드렸다.

드디어 열린 클래스! 쌤은 역시나 특유의 친절함과 꼼꼼함으로 동작 하나하나의 차이를 초보자들도 이해하기 쉽게 디테일하게 설명해주셨고, 나는 중간중간 질문을 던지며 몰입하는 분위기를 만드는 감초 역할을 했다.

기대 이상으로 수강생들이 만족해하셔서 주최자(?) 입장에서 굉장히 즐거웠다. 참여자 중 한 분은 '힙합에 대한 공포증이 있었는데 사라졌다. 너무 유익하고 재밌었다'며 수업이 또 열리면 기꺼이 참여하겠다고 할 정도. 신기한건 이게 어느틈엔가 소문이 나서 클래스에 참여하고 싶다는 문의도 들어오기 시작했다. 

 

사이드 프로젝트로 이걸 더 키워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주변만 둘러봐도 생각보다 춤에 관심이 많지만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모르는 분들이 많다. 학원을 가자니 비싸고, 돈적인 문제를 떠나서 더 큰 문제는 '두렵다'는 것.

 

댄서들도 어려움은 있다. 이제 사회에 데뷔하는 댄서들은 아직 인지도가 없기에 엔터 쪽에서 일을 받을 수가 없고, 유명한 학원은 경쟁이 치열해서 들어가기도 어렵다. 그런 분들이 돈을 벌기 위해 춤과 관련 없는 알바를 하는 게 안타까웠다. 요즘은 댄서들에 대한 인식이 많이 좋아졌지만 여전히 밥벌이가 쉽지 않은 직업인 것도 사실이다.

 

이게 뭐라고 머릿 속에서 행복한 상상회로가 돌아간다. 단순히 지인을 넘어서 잠재 고객들까지 모아보고 싶은 욕심이 생긴다. 소비자에서 생산자의 마인드셋으로 전환되는 순간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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