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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생각 투자

나이가 들어갈수록 관심사가 좁아지는 걸 느낀다. 옛날에는 소설, 인문학, 심리학, 역사 등 다방면으로 책을 읽었다면 요즘은 경제/경영, 재테크/투자 평대에서만 시간을 보내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뭔가 생산적으로 삶을 살아야 한다는 생각이 강해지다보니 특히 소설과 같이 유희형 읽기는 시간낭비 쯤으로 여겨졌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던 내게 아차 싶었던 때가 찾아 왔다. 여느때처럼 서점에서 몇권의 투자 관련 서적을 구입했을 때다. 열심히 읽고 있는데, 너무 비슷비슷한 내용의 반복이 이어졌다. 지루함에 다른 책을 열었을 때도 마찬가지다. 큰 방향에서 모두들 같은 문제 인식을 가지고 있다보니 그 배경을 서술하는 부분이 정말 복붙한 것처럼 비슷했다. 다들 비슷한 방식으로 사고하고 투자하고 그렇게 살아가는구나. 전혀 새롭지 않았고, 재미로 책을 읽지만은 않았지만 갑자기 책을 읽는 재미가 훅 떨어졌던 기억이 있다.  

 

특정한 틀에서만 생각이 맴도는 것. 이처럼 관심사가 좁아진다는 것은 생각의 폭이 좁아진다는 것과 같았다. 그날부터였다. 좀 더 새로운 영역에 도전해보고 싶었다. 익숙한 영역에서만 왔다갔다하며 편안함을 느꼈다면, 의도적으로 익숙치 않은 인풋을 넣기 시작했다. 내게는 드라마/영화가 그랬다.

 

평소 드라마/영화를 제 때 잘 보지 않는 편인데 요즘 핫한 넷플릭스 드라마 <더 글로리>에 푹 빠져도 보고, <헤어질 결심> 등 유명한 영화도 열심히 보기 시작했다. 자극적인 스토리는 몰입감이 있었고, 잔잔하게 여운이 남아 사람을 계속 생각하게 만드는 힘이 있었다. '요즘 그거 봤냐'며 사람들이 왜 그토록 열광하는지 공감도 됐고, 드라마/영화를 통해 세밀하게 묘사되는 인간 심리를 관찰하면서 다시 소설과 인문학에 더욱 관심이 생기기도 했다.

 

무엇이든 밸런스가 중요하다. 콘텐츠도 편식하지 말고 골고루 섭취해야 더욱 입체적이고 풍성한 생각을 선물로 받을 수 있다. 한편으로 인간을 이해하는 것은 일에서도 분명 도움이 될 것이다. 시간 낭비로 여기기보다는 '생각에 투자'한다고 여기면서 조금 더 다양한 인풋에 도전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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